다양한 감미료, 실전 응용편

지난번 칼럼을 통해 감미료의 분류와 특징에 대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비발효성 감미료냐 발효당이냐에 따라 감미의 특징이 다르고 효모의 발효 가능 여부에 따라 감미료의 쓰임도 달리해야 한다는 것이었죠.

하지만 비발효성 감미료, 그리고 발효당 내에서도 단맛의 특성은 상이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각각의 감미료를 어떻게 써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비발효성 감미료의 단맛

비발효성 감미료는 발효당에 비해 일반적으로 감미의 질이 떨어지지만, 어떤 감미료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맛이 천지차이가 됩니다. 가장 가까운 예로 코카콜라의 ‘제로 코크’ 제품을 들 수 있습니다. 오리지널 코카콜라에 비해 맛이 없다며 소비자에게 외면 받던 제로 코크는 어느 순간을 기점으로 맛이 신기하게 더 좋아졌다는 얘기를 듣게 됩니다. 감미료로 아스파탐을 쓰다가 슈크랄로스를 사용한 레시피를 적용해 제품을 리뉴얼 한 덕이었죠.

(출처=맛의 원리, 최낙언 저, 예문당)
(출처=맛의 원리, 최낙언 저, 예문당)

감미료의 특징을 알기 위해 알면 좋은 것이 감미 곡선입니다. 아스파탐의 경우 설탕대비 200배의 단맛을 낸다고 알려져 있지만 설탕 대비 200분의 1 용량의 아스파탐을 넣는다고 해서 설탕만큼 만족스러운 맛이 나지는 않습니다. 그 이유는 감미곡선을 통해 이해할 수 있습니다. 과당, 설탕과 같이 보편적으로 인간이 맛있다고 느끼는 자연당들의 경우 입안에서 오래, 넓은 면적으로 지속되는 단맛을 냅니다. 반면 아세설팜 K나 아스파탐 같은 경우 단맛의 지속시간이 너무 짧거나, 혹은 너무 뒤로 치중되어 있습니다. 자연당과 비교했을 때 어딘가 부족하고, 공허한 단맛으로 느끼게 되는 이유입니다.

아세설팜 K 와 아스파탐
감미곡선을 보면 아세설팜 K 는 처음엔 단 맛이 강하지만 지속시간이 길지 않습니다. 아스파탐의 경우 지속기간이 길지만 단맛의 앞쪽 부분이 텅 비어있죠. 설탕이나 과당과는 감미의 특성이 많이 다르며 단독으로 사용했을 경우 필연적으로 ‘이건 설탕보다 맛이 떨어지는데...’ 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아세설팜 K와 아스파탐을 같이 사용해줄 경우 아세설팜 K에 부족한 감미의 지속력을, 그리고 아스파탐에 부족한 앞쪽의 단맛을 서로 보완해줄 수 있습니다. 두 개의 감미료를 같이 쓰는 상업 막걸리의 예로 얼마전에 리뉴얼 된 국순당 막걸리를 들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아스파탐만을 단독으로 사용하다 지금은 두 개를 같이 사용하고 있는데, 감미의 질이 개선된 데다 새로운 발효공법을 적용하니 예전보다 훨씬 맛이 좋아졌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그만큼 궁합이 좋은, 이른 바 ‘꿀조합’ 이라 할 만한 조합입니다.

슈크랄로스

 

(출처=위키피디아)
(출처=위키피디아)

 

슈크랄로스는 설탕과 연관이 깊은 감미료입니다. 일단 이름부터 설탕(sucrose – 설탕분자를 이르는 말)에서 따왔고 설탕과 감미곡선도 그런대로 비슷한 모양입니다. 실제로 맛을 보면 설탕 단 맛이랑 비슷하지만 아주 조금 가벼운 느낌이 들죠. 그 이유는 분자구조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슈크랄로스의 분자구조는 설탕의 구조와 정말 유사하게 생겼고 실제로 설탕을 원료로 화학 공정을 통해 슈크랄로스를 만듭니다. 
단독으로 사용했을 때에도 감미 질이 나쁘지 않기 때문에 비교적 쉽게 감미 질을 올릴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비발효성 감미료입니다.

자일리톨

자일리톨 껌으로 널리 알려진 자일리톨은 설탕과 유사한 감미 곡선을 가지고 있어 감미의 질이 매우 좋은 편입니다. 자일리톨 껌에서 나는 단맛에서 알 수 있듯 자일리톨은 보다 경쾌하고 끈적이지 않는, 화- 하고도 청량한 단 맛을 냅니다. 술에서 끈적이는 단맛 대신 청량한 단맛을 내고 싶다면 자일리톨을 사용하는 것을 고려해볼만 합니다.

당 계열 감미료의 이용

생막걸리에는 대부분 비발효성의 합성감미료를 이용하지만 효모가 살균된 멸균막걸리의 경우 발효당, 올리고당 등의 이용이 자유로운 편입니다. 자연당의 경우 종류도 다양하고 술에 이용하는 데에도 제한이 없지만, 그 중 현장에서 사용해 본 경험이 있는 것들을 추려 작은 팁을 공유해봅니다.

1) 과당

과일주스나 소스류의 성분표시를 보면 항상 나오는 것이 ‘액상과당’ 입니다. 고농도로 농축된 형태의 과당을 이용하게 되는데 비단 술 뿐만아니라 식품 전반에 걸쳐 쓰이는 데에는 이유가 있는 법입니다. 가장 확실하게 만족스러운 단맛을 뽑아낼 수 있으며 (꿀의 주 성분이 과당인 것을 떠올리시면 됩니다.) 고농축 액상과당은 1kg에 700원가량으로 가격도 비싸지 않은 편입니다. 다만 바로 술에 넣을 경우 잘 풀어지지 않을 수 있으므로 어느정도 미지근한 물에 사용하고자 하는 만큼 희석시킨 뒤 술과 혼합하는 것이 좋습니다.

2) 말토올리고당 

말토올리고당은 과당이나 설탕만큼 단맛이 강하지 않지만 단맛의 무게감을 잡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감미료를 섞어 술을 맛봤는데 감미가 너무 가벼운 느낌이 들 때, 혹은 막걸리 원주가 너무 가벼워 바디감을 부여하면 좀 나아지겠다는 생각이 든다면 전체 양의 1%부터 시작해 말토올리고당을 조금씩 늘려서 사용해보십시오. 말토올리고당은 분명 제 역할을 할 것입니다. 역시 농축된 액상 형태이므로 과당처럼 어느정도 물에 희석시킨 뒤 술과 섞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3) 프럭토올리고당

프럭토올리고당은 말토올리고당처럼 무게감을 효과적으로 잡아주진 못하지만 자체적으로 단 맛이 꽤 있고, 프리바이오틱스 기능성이 있는 올리고당이라는 큰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프리바이오틱스란 섭취했을 시 장내 유익균의 성장을 돕는 난소화성 식이성분입니다. 프럭토올리고당은 올리고당 중 프리바이오틱스 기능성이 있는 대표적인 올리고당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물론 프럭토올리고당을 썼다고 해서 프리바이오틱스 기능성이 있다는 얘기를 할 수는 없지만 ‘프럭토올리고당 사용’ 이란 문구는 붙일 수 있으니 단 맛도 더하고 건강한 이미지도 더하기에 좋은 감미료입니다.
 

이희윤 양조사 는2014년 한국전통주연구소 에서 우리술을 공부한 것을 시작으로 '주인선발대회', '궁중술빚기대회', '대한민국 명주대상' 등 가양주 대회에서 수상하였다.

이후 경희대학교 일반대학원에서 식품미생물로 석사학위를 취득했고, 국순당 부설 연구소 연구원을 거쳐 현재는 같이양조장에서 술을 빚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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